잘살아야지
사람이 어떤 상태가 되면 저런 일을 태연하게 저지를 수 있게 되는걸까.
생각해보면 굉장히 어려운 일일것 같기도 하고 의외로 손쉬운 일일것 같기도 하다.
이건 중독이다.
이 일은 밤에 생각하기엔 너무 자극적이다.
낮이라면 이성이라는 방어체계가 작동한다.
밤과 다르게 현실에 있고 사람들과 부대낀다.
누군가를 해한다는게 해서는 안될 일이란걸 알고, 그러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미쳤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그가 어떤 상황에 있었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일은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의 죽음이란 그 사람에게만 끝이 아니다.
그 사람을 사랑했던 가족들, 친지들, 친구들을 모두 절망에 빠트리는 일이다.
그는 희생자들의 배가 넘는 사람들을 해한 것이다.
그, 자신의 가족도 포함해서.
사람을 죽이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나.
누군가 내 심기를 건드리는 사람을 죽이고 싶다고.
난 죽이고 싶다기 보단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있다.
그것은 불특정 다수를 향해 발산된 분노는 아니였지만 정확히 특정인에게는 향해 있었다.
실제로 죽이지 않았고 아마 하지도 못할거다.
하지만 그 생각만큼은 어떻게든 해소시켜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분노가 하나씩 하나씩 쌓이다보면 어느 순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적으로 보일지도 모르니까.
사람, 도는거 한순간이다.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다고 해서 그게 정상이란 말은 아닐꺼다.
어느 한가지에 빠져 주위에 전혀 눈을 돌리지 못한다면, 이성이 도덕이 윤리라는 것이 아무 작용도 못한다면 그것이 단 며칠간이라해도 그건 미친거다.
밤이되면 그에 대한 생각이 누그러진다.
그렇다고 사람을 죽인게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다만 그의 마음속에 쌓인 그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내 머릿속에만 있던 일을 하게 만든, 발산되지 못한 채 쌓여있었을 그 무언가에 대해.
그건 누군가에 대한 사랑일수도 있고, 스토킹을 하게 했던 집착 일수도 있다.
부모님과의 불화일 수도 있고 자신을 이해 못하는 친구들에 대한 불만일 수도 있다.
이 모든것 다 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지만, 그의 마음에 쌓여있던 그 무언가가 작용했던 건 틀림없다. 그의 뇌에 문제가 있거나 약물중독이 아닌 이상은.
앞으로 이런 일은 또 벌어질지도 모른다.
이미 불특정인을 향한 범죄는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지하철 선로에서 갑자기 가만히 있는 사람을 떠밀기도 하고, 새벽에 지나가는 사람을 이유없이 찌르는 일도 있었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나라고 저렇게되지 말란 법 없다.
후... 한순간이라도 이성을 잃지 않길.
/
그러니까 밤이되면 이런 생각을 한단 말이지.
아, 우울해졌다. 이러면 안되지.
난 잘살아야 하잖아.
그만 써야겠다.
어쨌든 이번 일로 희생된 분들, 모두 좋은 곳으로 가길 바라고
그도.... 차마 같이 좋은 곳으로 가라고는 못하겠지만... 아무튼...
......
거참 , 죽어버렸으니 뭐라하기 애매하네.-_-
http://issue.media.daum.net/Virginia/200704/18/yonhap/v16421778.html
+) 사건
버지니아공대(버지니아텍) 총기 난사 사건
범인 조승희(23.영문학과)
조승희는 9mm와 22mm 권총 두 자루를 가지고 16일 오전 7시 15분께(현지시각)
이 학교 웨스트 앰블러 존스턴 기숙사에서 2명을 사살한데 이어
약 2시간 뒤 공학부 건물인 노리스홀에서도 총기를 난사해 30여명을 사살한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