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한개도 없음^^)


'강우석 감독',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했었다. 난 감독으로 영화를 고르지 않으니까(김기덕 감독은 예외) 감독 이름까지는 몰랐었는데, 강철중이나 실미도를 만들었던 감독이라고하니 '아- '하면서 대충 분위기가 잡힌다. 나, 두 영화다 별로였는데-_-;;
그래서 영화 '이끼'에 더 관심이 안갔던지도 모르겠다. 이런 더운 여름날,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보여주는 영화는 더위를 더 부채질할 뿐이고, 그걸 표현한 감독이 내가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의 영화를 만든 감독이라면 영화에 대해선 더 고려하지않고 바로 스킵하는거다.
'정재영' 이란 배우를 좋아하고, 그가 연기한 '이장'의 정체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런것쯤은 다른일 하다보면 바로 잊어버리게 되는 사소한 것이다.

 

근데 영화는 안보고 원작을 봐버렸다. 별수 없었다. 비온다더니 비는 안오고, 날씨는 덥고, 나가자니 피부가 뒤집어져 감히 햇빛아래설 엄두도 못내겠고. 난 심심했단 말이지. 그래서 스타리그를 틀어놓고 인터넷을 돌아다니고있는데, 친절한 누군가가  '원작 이끼 요기로' 라고 링크까지 걸어주셨단 말이지. 그래서 난 '정명훈이.., 이겼겠지 뭐-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스타리그를 뒤로한채, 링크를 눌렀을 뿐이고.

 

40화쯤 읽었을때 도대체 끝이 어디인가 싶었지만 뭘 잘못눌러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뻘짓을 하고 싶지는 않았기때문에 근성을 발휘해 끝까지봤다. 총 80화. 마지막 작가의 이야기까지 81화. 중간 공지까지 82화(;;)를 한큐에 봤다. 오- 왠일이야.. 있지도 않은 근성이 이런때 또 발휘되는군. 하지만 80화라고해도 웹툰으로 연재된거라 한 화가 마우스 휠 몇번 끄적끄적 움직여주면 끝난다. 가끔은 심리묘사만 나와서 큰 그림 너댓개만 화면에 떠있을때도 있다. 그런거 다 치면 총80화를 본다고해도 빠르면 한시간 늦어도 두시간안에는 볼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시간 따지지 말자. 시계보고 안봐도 시간은 충분히 잘가고, 이야기도 쑥쑥 잘 읽힌다. 만화라서 그렇고, 재미있어서 더 그렇다. 어두운거 맞고, 이장이 재수없는거 맞다. '세상살려면 검사친구도 하나 필요하구나' 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도 든다. 아는 검사 없었어봐라, 류씨는 그냥 그마을 어드매에 묻혔을꺼다.  암튼 그렇게 이래저래 마을 사람들의 과거와 이장의 과거와, 류씨아저씨의 이야기를 보다보면 이끼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한다. '이끼'라니. 제목 잘 지었구나.

 

전개도 빠르고, 결말도 깔끔하고,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웹툰도 은근히 재미있는게 많쿠낭 -  쌩뚱맞게 웹툰의 세계에 입문할지도 모르겠다.-_-;;


나도 친절한 사람!!
원작 '이끼'를 보시려면 여기로 -> http://cartoon.media.daum.net/series/view/ikki/1






by rimo 2010. 7. 19. 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