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연말이 되면 봐오던 시상식을 언제부터인가 안보게 되었었다. tv를 안보게 되면서부터 그랬던듯. 아는 드라마도 없고 아는 코미디도 없고 그나마 가요대상 같은건 좀 봤었는데 이것도 이래저래 문제가 많아서. 그래서 시상식은 안봤었는데 오늘은 집에 가니 치킨이 기다리고 있어서(후후후) 먹으면서 봤다.1부는 못보고 2부 끄트머리부터.

내가 본게 우수상부터였는데 분위기가 벌써 '태왕사신기'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분위기였다.
네티즌 투표상 주는데 신동엽씨가 오늘 태왕사신기 상 많이 받는다고 하는걸 보니 대충 짐작이 가더라.
뭐, 그도 그럴만하다. mbc에서 태사기에 투자한게 얼마며 그것 때문에 방송국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뉴스시간마저 조절하는 판에 상주는거야 어려운 일도 아니지.
거기다 태사기가 시청률도 좋았다. 결말부분을 두고 말이 많았지만 그렇게 말이 많은것도 본 사람이 많았다는 뜻이니까 상당한 인기가 있었음은 분명하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태사기가 상을 많이 받는거나 배용준씨가 대상을 타는게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하얀거탑의 김명민씨도 많이 거론 되었지만 내가 두 드라마다 완벽하게 보지는 않았으니 내용비교는 못하겠고(태사기는 거의 안봤음) 아무튼 표면상으로 보면 배용준씨가 대상을 타는거나 태사기가 상 복이 터진 거나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근데 내가 싫은 건 이거다.
왜 이렇게 공동수상이 많은데?
남녀 우수상, 남녀 최우수상 다 공동수상이다. 우수상까지는 몰라도 최우수상까지 공동으로 주는건 좀 심한거 아닌가? 후보를 보니 받을 사람 다 뻔히 보이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다 그 사람들이 받았다.그래서 누가 받을까 하는 긴장감도 없고 감동도 없고 호응도 없고. 상 받는 사람들도 덤덤.그나마 윤은혜씨가 눈물 좀 흘렸지만 그것도 수상에 감격했다기 보다는 소감 말하다가 갑자기 울컥해서 그런거고.(발음 나쁘다고 한거 봤구나...( ..) )
언제나 수상 소감을 눈물 펑펑 흘리며 받으라고 하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상을 받고 기쁨을 나누는 정도는 느낄수 있어냐 하는거 아닌가. 이건 사회자만 열심히고(신동엽씨 수고!) 나머지는 다,

"줄게"

"어, 고마워('어차피 다 주는거'  덤덤)"


이 분위기라 너무너무너무너무 재미가 없다.
시상식 이렇게 할려면 괜히 전파낭비하지 말고 재밌는 영화나 틀어줘. 수상결과는 나중에 인터넷이 띄워주면 되잖아.

어째 해가 갈수록 귄위 있어져야할 시상식들이 다 막장이 되어간다.
이래서야 부상으로 주는 순금도 '수고하셨습니다' 가 아니라 '내년에도 나와주셈' 이라고 밖에 안보이는....;짜고치는 고스톱이래도 판 아래서 짜고쳐야지 빤히 눈앞에서 돌려대고 있으니 참 보기가 그렇다.

그래도 그나마 위안을 찾자면 공동수상 덕분에 공효진씨도 상 받을 수 있었다는거 정도?
'고맙습니다'가 괜찮은 드라마였다고 하지만, 드라마 성격상 상받기가 어려운 드라마였으니까.

치킨 때문에 본 시상식이였지만 닭다리 하나만큼의 영양가도 없는 시간이였다.
내년 연말, 식탁위에 치킨이 없다면 굳이 다시 보지는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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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mo 2007. 12. 31. 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