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글거리는 감동코드를 가진(개인적인 평가;;)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중졸의 학력에 환풍기 수리기사로 일하며 지냈지만, 노래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대국민오디션(;;)프로그램에 나가 결국 우승을 차지한다> 라는 줄거리의 영화가 있었다면 나는 절대로 보지 않았을 것이다. 오글거린다는 것은 그닥 나쁜 의미로 쓴 말이 아니다. 단지 그런 영화를 보고 있으면 마음속 어딘가가 간질거려서 잘 보지 않게 되는것 뿐이다. 친구가 '하모니'를 보고 싶다고 했을때 극구 반대했던 이유와 같은 이유( ..)

슈퍼스타k를 금요일마다 시청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동코드를 가진 영화와 똑같은 결말이 나올줄 몰랐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허각이 눈에 띄었고 잘하면 우승하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만큼 잘하는 후보를 찾지 못했음에도 그의 우승을 확신할 수 없었던건 슈퍼스타k1의 영향이 컸다.
난 지금도 가창력과 무대장악력을 따지자면 길학미가 우승하는게 당연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길학미는 최종후보에 오르지 못하고 떨어지고 말았다. 길학미를 보며 이 프로의 성격을 알 수 있었고, 또 시청자의 성향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시즌도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했었다. 게다가 김지수나 장재인의 탈락, 강승윤의 의외의 선전이 그런 마음을 더 부추겼다. 그래서 난 허각이 우승하지는 못할거라고 생각했다. 이제까지 그랬듯 그는 조연으로 남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남은건 존박. 하지만 난 존박의 우승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존박이 싫어서가 아니라 지금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쥐기엔 존박의 성장 가능성이 아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존박은 희소성과 가능성을 지닌 좋은 원석이다. 존박은 노래 처음부터 사람의 눈길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허각과 달리 노래에 충실하게 자신의 감정을 담을 줄 알고, 그래서 많은 공감을 얻으며, 항상 멋진 무대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문제는 보컬의 기능적인 측면, 그 부분이 너무 약하다. 좁은 음역대는 그렇다쳐도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목소리에, 습관처럼 음을 질질 끄는 버릇이 있다. 그리고 팝에서는 존박의 음색이 무척 매력적이지만 가요에서는 그것이 전혀 통하질 않는다. 만약 존박이 이것을 끝으로 우리나라에서 음악활동을 할 생각이 없다면 우승하는게 본인에게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좀더 다듬은 후 데뷔했으면 하는게 개인적인 바람이였다. 시간을 더 들인다면 더 좋은 가수가 될 수 있을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은 허각이 우승하는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로 그렇게 될줄은 몰랐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장재인과 존박 사이에서 다음에 떨어질 후보로 거론되던 허각이였는데, 이렇게 큰 표차이로 우승을 해버리다니... 참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하지만 잘됐다. 모두에게 가장 좋은 결과물이 주어졌으니까^^ 
(허각한테도 존박한테도....... 엠넷한테도( ..))





+) 이승철씨, 99점 눌렀을때는 정말이지....... 이 분, 예능을 가장 잘 이해하고 계시는 분이신듯 ㅋㅋ
+) 지금 상황으로보면 최후의 승자는 강승윤인지도-_;; 나도 본능적으로는 곧잘 듣고 있다.
+) top11 이 나와서 '마지막 축제'를 부르는데, 불협화음도 그런 불협화음이 없었다. 거의 방송사고 수준-_;;
하지만 그와중에도 빛나던 김지수-_-b 이사람도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


by rimo 2010. 10. 25.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