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펫
감독 D. 스티븐슨 (2006 / 미국)
출연 피에르 둘렛, 안드레아 에드먼슨, 수메르 누기엔, 스티븐 볼렌베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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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가 보기 불편한 건 단순히 주인과 애완인과의 관계가 불편해서만은 아니다.
인신매매가 나와서만도 아니고.
자진해서 자유를 포기하는 사람,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의 결정만을 기다리는 모습이 낯설지 않았기때문이다.
이제까지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결정들은 당연히 내가 내렸다.
귀가 얇아 다른말에 휘청이기도하고 이럴까 저럴까 수십번도 망설였지만 결국 '이렇게 하겠다' 라고 최종 도장을 찍은건 나다.그런데 만약 '잠깐만, 이거 내가 결정해주고 책임도 내가 질게' 라고 한다면 난 이제까지와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물론 이성적으로는 저런 제안이 싫다. 내 인생이 남의 손에 의해 좌우되는게 싫고, 특히 나쁜 결과가 나왔을 경우 그 사람에게 책임을 미루며 원망하게 될 걸 알기에 싫다.
좋지 못한 결과가 나왔을 경우 그 선택이 나에 의한 것이라면 속으로 삭히고 수긍하면 되지만, 남에 의한 것이라면 끝끝내 후회가 남게된다. 그렇게 미련을 남기는게 싫다.
그래서 의견은 받아들이되 그것에 휘둘리지는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가끔 정말 어찌해야될지 모르겠고, 눈앞은 깜깜하고 그럴때는 누구라도 좋으니까 대신 처리해줬으면 할때가 있다.
그러면 어쨌든 그 일에서는 벗어날 수 있고, 또 결과가 잘못되도 회피할 구석이 있게되니까.

주인공인 필립은 메리에게 자신의 애완인이 될 것을 권유하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는거야. 아무것도 생각할 필요가 없지"

난 절대 메리처림 되지는 않을테지만,
이따금 정신적으로는 저런 상태를 바라고 있지는 않았나 생각해보게됐다.
빨리빨리 독립해야겠다. 언제까지 칭얼대고 있을수만은 없으니까.



# 참고로 영화는 무척 지루하다( ..)
 스토리 전개도  엉성하고,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 배우들 연기도 그저그렇고.
그리고 미국영화스럽지 않은 구석이 많다. 감독이 영국사람이던데 그 영향인가?(-_-)a 


by rimo 2010. 3. 21. 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