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이란 죽음의 방식은 남겨진 사람들에게 수많은 추측을 남겨준다.
유서가 있다고 하더라고 그것이 어디까지 진심인지 어떻게 알겠나.
거기다 자살이라는게 충동적으로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마음속에 쌓아두던 것이 한계를 넘었을떄 일어나는 일이니 자살의 원인을 정확히 알아내는 것돗 힘들다.
죽은 사람이 살아돌아 온다해도 자신이 죽은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한 소녀의 죽음은 온갖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도 하나의 원인이 됐을 것이다.
3개월만에 40㎏ 가 말이 40이지 얼마나 어려운 건지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꺼다.
한창 먹을 나이인데 먹을 것 못먹으니 신경은 예민해 졌을테고.
우울증이 왔다는 말도 믿겨지는게 먹고 싶은데 못 먹는만큼 괴로운 것도 없다.

그렇게 고생하면서 뺐는데 자랑하고 싶은 마음 이해한다.
할머니 때문이기도 하지만 본인도 조금은 내세우고 싶었을 것 같다.

뚱뚱한 사람들 대부분은 적어도 한번쯤은 무시당해본 경험이 있을거다.
난 지금도 그다지 날씬하진 않지만 초등학교때는 진짜 한 몸집했었다.
뚱뚱하다는건 그것만으로도 쉽게 놀림감이 된다.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성격이 나쁘지 않아도 다른 사람보다 더 쉽게 표적이 되는 것이다.
내가 초등학교때는 인터넷이란 것도 없었고 당연히 얼짱이니 몸짱이니 하는 열풍도 없었다. 거리에서도 치마를 입는 여자들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텔레비젼 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누가 다리를 다 내놓고 노래를 했을까. 하지만 그런 때였는데도 나에게도 몇몇가지의 안좋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하물며 지금 같은 시대엔 어떨까. 그 아이에겐 살이 쪘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스트레스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보통, 뚱뚱한 사람은 성격이 둥글고 좋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상처받지 않는다는게 아니다.
살은 뺐지만 건강은 나빠졌고 그렇지 않아도 예민해진 신경에 다시 살이 찔찌도 모른다는 중압감까지 더해졌다.  난 이것만으로도 그 아이가 상당히 힘들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거기에 기름을 부은게 지금 논란이 되는 악플이 아니였을까.
평범한 사람도 자신의 글에 악플이 달리면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다. 그것이 나에 대한 것이 아니라 영화나 책 리뷰 같은 다른 것이라해도.
그런데 하물며 나 자신에 대한 공격은 어떨까.
난 살을 뺐다. 아주 열심히 뺐고, 그것이 자랑스럽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약을 먹었지? 지방 흡입 한거 아니야? 성형 한거 같애.
물론 tv에 나왔다면 이런 악플 한두개쯤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사진 한장으로 인해 악플의 수는 그녀가 감당할 수 없을만큼 너무 많아졌다. 뜻하지 않은 팬들의 질투까지 합세해서.
실제로 그녀가 슈퍼주니어의 팬이였는지 아니였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팬이든 아니든 그녀에겐 그 사진 한장이 그렇게 큰 의미는 없었을것 같다. 중요한건 내가 살을 빼서 방송에 나왔다는거 아닌가. 사진이야 부수적인 것일뿐.
하지만 결국 그것이 화를 부르고 말았다.

악플 때문에 사람이 죽냐고 물어본다면 난 그럴수 있다고 본다.
특히나 자신의 약점을 계속해서 집요하게 괴롭힌다면 그럴 확률은 더 커진다.
그리고 당하는 사람의 마음이 약하다면 그 확률은 더욱 커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분명히 악플도 그녀의 자살을 부추겼다고 생각한다.


난 현대의 외모지상주의와 지나친 팬심이 이번 일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도 다 추측이고 죽은 그 아이가 본다면 '소설 쓰네~'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진실을 누가 알까.
그저 무엇이 원인이였던 그것이 사라지고 지금은 그 아이가 평온하게 지내길 바랄 뿐이지.


+) 팬들에게만 비난의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악플을 단 애들은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악플러와 팬 사이의 교집합 같은 존재다.
악플을 단 팬이 문제지 모든 팬이 문제는 아니다.  어떤 집단이든 그렇게 괴상한 애들이 꼭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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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mo 2007. 6. 7. 0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