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지 않았지만 집에서 토마토가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세개씩이나.
전 토마토를 싫어합니다.
귀엽게 생기긴 했는데 맛이 없는데다가 껍질이 입천장에 들러붙기까지 합니다.
특히나 방울 토마토의 경우에는 먹고 나서 꼭 입천장에 붙은 껍질을 떼줘야 할 정도. -_-;
뭐 이런 짜증나는 녀석이.

맛이 없다는게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긴 하지만요.
설탕 뿌리면 그나마 먹을만한데 영양소가 파괴된다고 하니, 맛없는거 먹어줬더니 쓸때없는 짓이였다니까 그럼 뭐하러 먹는지. 안먹는거보다 낫겠지만 먹는 보람이 너무 없어요.
아무튼 그래서 토마토가 냉장고에 그래도 방치되어 있는 겁니다.
하지만 먹는 걸 버리는건 죄악이예요. -_- 
그래서 토마토 구출작전의 일환으로 스파게티 소스로 둔갑시키기에 나섰습니다.

죄송하지만 사진은 없습니다.
디카가 딴집으로 마실 나갔습니다. 하나뿐이 없는데 ㅜ_ㅜ



<내맘대로 만드는 과정>

1. 일단 양파를 썹니다.
눈 매워요. 누가 양파를 입에 물면 괜찮다고 하는데 개뻥입니다. 입에서 양파 냄새만 나요.
그래도 해보신다면 말리진 않겠습니다. 당신은 호기심 왕 -_-b

2. 토마토를 적당히 조리합니다.
아까 어떤 분이 만드신 걸 봤는데 그분은 껍질을 벗기고 잘게 썰으셨더군요.
그 포스팅을 진작 봤더라면 저도 그렇게 했을텐데. 전 며칠전에 만든거라서.
껍질 벗기고 이런거 없습니다. 알았더라도 귀찮아서 안했을 듯.
썰기 싫어서 도깨비 방망이로 갈았습니다. 그랬더니 토마토 쥬스가 -ㅁ-;;   이...이게 아니야!!!!
물기가 부족해서 그런지 윗부분은 쥬스, 아랫부분은 그냥 있더군요.
할수 없이 다 꺼내서 카레에 감자 넣듯 큼직하게 잘랐습니다.

3. 냄비에 다 넣습니다.
양파도 넣고 감자만한 토마토도 넣고, 마늘도 넣고 소금도 넣고 후추도 넣고  끓여주세요.

움하하하하하 - 이거야 말로 토마토 국이구나. 아주 그냥 물이 줄줄. 저기 떠다니는건 오그라진 껍데기구나.
독사과 만드는 마녀처럼 냄비에 담긴 토마토 소스(라고 쓰고 '국'이라고 읽는다)를 휙휙 저었습니다.
근데 이거 은근히 재밌어 -ㅅ-

4. 쫄을때까지 계속 끓입니다.
더이상 방법이 없습니다. 졸입시다. 좀 과장해서 써서 그렇지 물이 그렇게 흥건하진 않아요( ..)
졸이면 언젠가는 조려집니다.
그리고 케찹을 마구 넣어 줍니다. 토마토로 만들어진 다른 것들이 없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케찹 넣어요.
케찹을 넣으면서 생각한건데, 그냥 스파게티 소스 하나 사는게 낫겠구나. 케찹을 반통은 넣은 듯 -_-;;
그리고 또 졸여요.
대충 됐다 싶으면 간을 봐 주세요.

5. 다 만들어진 소스에 잘 삶아진 스파게티면을 넣고 뒤적뒤적 한후, 맛있게 드세요 :)

흠...


이거 보기보다 맛있습니다. -_-b
시중에 파는 소스는 저한테는 굉장히 자극적인데 이건 훨씬 맛이 부드럽습니다. (그러면서 케찹 반통 ( ..))
너무 먹을만해서 놀랐습니다. 토마토 껍데기도 어디로 갔는지 거슬리지도 않습니다. 에헤라디야~
고기도 좀 넣고 재료도 잘 다듬으면 소스 살 필요 없겠습니다.

' 토마토가 집에서 굴러 댕긴다.' 하시는 분은 한번 만들어 보시길~

단, 제대로 된 레시피로 만드세요.
전 제대로 된 레시피를 소개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전 그냥 제가 만든대로 쓰는 사람입니다. -_-
아까 어떤 분이 포스팅 하신 걸 읽었는데 어딘지 못찾겠습니다만,
검색해 보면 많이 있을겁니다.
뭐, 저처럼 만드시고 싶으신 분은 만드셔도 되는데 맛 없어도 탓하진 마세요.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까. ( '')

참고로 저와 같이 먹은 사람은 침묵.  뭐냐!! 만들어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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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mo 2007. 7. 7. 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