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습니다.)


# 평일이고 꽤 이른 시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많아 놀랐다.
꽉 찼다는건 아니고 텅 비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들어왔다는 이야기.
아저씨, 아주머니가 많았던 것도 특이한 점.


# 영화는 미진한 부분이 있었지만 재미있었다.
초중반까지 지루하지는 않았는데 이야기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아쉬웠다.
새라와 이든이 갑자기 키스를 한다던가, FBI가 갑자기 총을 쏜다든가 하는 부분은 '응? ' 이란 말이 나오기에 충분했다.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생각해보면 이해 못할 것도 아니지만, 그 장면을 보고 관객이 맨 처음 느끼는 감정이 '쌩뚱맞다' 라면 영화내의 스토리 전개가 허술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워는 재미있었다.
후반의 멋진 시가전과 용의 승천 장면은 전에 뭘 봤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인상깊었다.
시가전이 약간 긴듯 했지만 그래도 불평은 안나올 만큼 가치가 있는 시간이였다.
이무기가 용이 되는 장면은 정말 멋있었다.
서양에서 드래곤이라 불리는 것과는 전혀 다른 동양의 용.
막연하게나마 신비로운 영물이라고 생각해왔던 용의 모습이 구체화되는 장면은 디워에서 최고의 명장면이였다고 말하고 싶다.
 여의주를 물고 지상을 돌다 하늘로 올라가는 용은, 정말 용이 승천한다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용이 하늘로 올라간 후 바로 끝나는 영화는 그 감동을 금방 앗아간 느낌이 들어 실망스러웠다.
차라리 이든의 앞으로의 행보를 조금 더 비춰주는 진부한 엔딩이였다 하더라도 그쪽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마치 '이 음악 좋다' 라며 잘 듣고 있는데 갑자기 뚝 끊겨버린 느낌.


# 영화는 슬펐다.
난 부라퀴가 왜이리 불쌍한지.
500년이나 기다리고 비늘 다 까지도록 기어다니고, 총알 세례도 받고, 그 높은 건물에서도 떨어지고.. 별짓 다하면서 겨우 제삿상 차려놨더니 딴 넘이 와서 홀라당 지 입속으로 털어넣어 버렸다.
그것도 치사하게 죽은 척 하고 있다가 낼름 받아 먹다니.
아무리 나쁜 이무기라지만 그 녀석도 감정이라는게 있다. 최소한의 배려는 해줘야지(;;)
여의주를 가져간게 착한 이무기라고 하지만 어딜봐서 착한건지.. 동네를 안 때려부셔서 그런가.-_-ㅋ
주인공이 착하다니까 착한거겠지만 그래도 부라퀴의 마지막 모습은 안타까웠다.
2인자의 최후란 그런 것일까.

그래서 중간에 두 이무기가 엉켜싸우는 장면은 더욱 슬펐다.
서로를 향해 "꽤애액" 거리는데,
부라퀴의 목소리는 마치 "내가 다 해놨더니 왜 이제와서 지ral 이냐, 꺼져버려라. 이 도둑 넘"  이라는 절규처럼 들렸다. 아마 착한 이무기가 나타났을때 부라퀴는 이미 자신의 운명이 어떠하리란 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필사적으로 싸웠지만 한순간의 방심으로 빼았긴 여의주. 흑흑.
'부라퀴' 부디 다음생에선 착한 이무기로 태어나거라.


# 마지막으로 영화관 진짜 너무한다.
이든의 뒷모습이 나오고 심형래 이름 뜨자마자 불을 딱 켜버리는.-_-;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자식들.
영화 아직 안끝났거덩??
엔딩 크레딧 전부다 보겠다는 것도 아니다.
마지막에 심형래의 이야기 나오는게 정말 싫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만 뭘 봐야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지.
아니 아직도 뭐라고뭐라고 계속 말은 나오는데 나가라는 건 뭔 심보인지.

표 끊을 때 보니 상영시간 엄청 빡빡하게 잡아놨더라.
하는꼬라지 하고는.. 오늘 정말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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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mo 2007. 8. 14. 00:22